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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발달의 생득주의 관점과 이론의 설명

by 해님꽃 2024. 7. 1.

1. Chomsky의 생득주의 관점

언어발달에 관한 생득주의 관점은 언어를 인간이라는 종 특유의 현상으로 이해하면서, 인간의 언어발달이 후천적 학습이 아니라 선천적인 언어습득기제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관점입니다. 즉 '사람은 말하는 능력을 타고난다'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로써 모든 언어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특성과 각 문화의 영아들 간의 언어능력에 있어서의 발달적 유사성에 주목하면서 생득적인 언어발달기제의 존재를 가정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많은 언어연구자는 인간이 생물학적인 언어능력을 별다른 노력 없이 습득할 수 있다는 생득적 관점의 가정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즉 거미가 집 짓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은 그에 적절한 교육을 받아서가 아니라 실을 짜서 집을 완성할 수 있는 두뇌를 갖기 때문인 것처럼, 인간이 언어를 습득하는 것도 그것을 관장하는 생물학적 능력에 의해 가능해진다는 관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의 지식은 태어날 때 이미 갖고 태어나는 천부적 요인에 의해 기초한다는 Descartes의 선험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언어능력은 경험을 통해서 후천적으로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선험적이고 생득적 능력임을 의미합니다. 언어발달에 관한 생득주의 관점의 대표적 학자는 Chomsky(1968)다. Chomsky는 인간의 언어가 단편적인 학습기제로 설명되기에는 복잡한 구조이며, 인간이 제한된 언어 환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 무한한 능력을 지님을 주목합니다. 그는 Platon이 제안한 "인간은 어떻게 경험을 하지 않고도 많은 지식을 갖게 되는가?" 하는 '자극의 빈곤'에 대한 질문을 언어습득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아동은 주변에서 듣는 언어 자극이 그렇게 풍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토록 풍부한 언어지식을 갖게 되는가?'에 주목하였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이 모국어가 허용할 수 있는 모든 문장을 듣고 자란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아이들이 실제로는 '한정된 언어적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문장구조를 재빨리 터득하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 능력에 주목하였습니다. Chomsky는 이러한 언어발달에 있어 '자극의 빈곤'의 문제를 생득적인 언어 능력으로 가정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즉 인간은 생득적으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므로, 자극의 빈곤으로 인한 언어 경험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구조를 충분히 생성해 낼 수 있음을 보여 주고자 하였습니다, 

 

2. Chomsky의 생득주의 이론: 언어획득기제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구조언어학을 공부한 Chomsky는 인간이 언어를 습득할 수 있게 해 주는 생득적이고 생물학적인 언어 장치를 '언어획득기제'라는 추상적 개념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언어습득기제란 언어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기제로, 인간은 언어습득기제라는 언어장치를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며 이로 인해 인간은 형식적인 학습의 기회가 없이도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Chomsky는 언어능력이 생득적 능력임을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언어습득에도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1920년 인도에서 발견된 늑대와 같이 자란 야생소년의 경우 추후 집중적인 언어교육에도 불구하고 언어를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증거는 언어습득에 있어 결정적 시기가 있음을 시사해 주는 것으로, 이는 언어능력이 생득적 능력임을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다른 영역보다 언어발달은 어린 연령에서 이루어질수록 완벽해짐을 설명하면서 언어발달이 자연적 성숙과 관련됨을 설명하였습니다. 둘째, 언어발달은 정상적 언어 환경이 주어진다면 어느 정도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는 점입니다. Lenneberg(1967)는 신체발달이 환경적 요인과 상관없이 대체로 동일한 것처럼 언어발달도 아동이 성장한 환경과는 관계없이 예측이 가능한 시간적 순서에 따라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언어능력을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생득적 능력으로 볼 수 있는 근거라는 것입니다. 또한 언어능력의 발달 순서가 대부분의 아동에게서 비슷하다는 사실도 이러한 입장을 지지해 줍니다. 셋째, 언어발달이 신체발달처럼 의식적 노력 없이도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언어능력은 신체발달이 연령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달해 가듯이, 의식적 노력 없이도 갖게 된다는 점에서 Chomsky는 인간의 언어능력이 생득적 능력이라는 입장을 설명합니다. 그러나 신체발달의 경우 환경적 요인과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 동일하게 이루어지지만, 언어발달의 경우 아동이 접한 언어 환경에 따라 다른 언어를 습득하게 됩니다. 즉 한국에서 자란 아동은 한국어를 구사하고, 미국에서 자란 아동은 영어를 모국어로 구사합니다. 이처럼 각각 다른 언어 환경 속에서 다른 언어로 구체화되는 언어발달과정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언어능력을 생득적 능력으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Chomsky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아동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은 그 언어에서 허용하는 구조에 대한 표상체계를 내재화하는 과정으로, 표상체계를 내재화하는 과정은 생물학적 청사진에 근거하여 진행되는데 어떤 표상체계가 내재화되는가는 어떤 언어를 접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였습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한국어에 대한 표상을 내재화하게 되고, 영어를 언어 자극으로 받고 자란 아동은 영어에 대한 표상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때 언어 환경은 언어를 담당하는 생물학적 능력이 아동의 모국어로 내재화하도록 촉매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미국에서 자란 한국 아동이 영어를 더욱 잘 구사하게 되는 것은 누구나 가진 생득적인 언어능력이 촉매 역할을 하는 언어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나타난 결과로 봅니다. 넷째, 아동은 성인이 사용하지 않는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 능력을 지녔다는 점입니다. Chomsky는 아동이 전에 들어 본 적 없는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통해, 언어가 단지 환경으로부터의 조건 형성에 의해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물론 Chomsky도 아동이 어른이나 다른 아동의 관찰을 통해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을 습득한다는 것을 인정하였으나, 아동의 초기 발성이 문법 규칙에 맞지 않다는 사실을 통해 학습이론에서 강조하는 모방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사실을 통해 Chomsky는 인간이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생득적으로 타고났음을 설명합니다. 이처럼 아동의 언어습득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듣는 언어 자극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규칙을 추상화할 수 있는 생득적인 능력이 존재하며, 이러한 능력이 이끄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Chomsky의 생득적 관점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동이 어떻게 그토록 빨리 문법의 규칙성을 파악하여 문법적인 문장을 산출할 수 있는지 혹은 왜 모든 아동이 문법적 오료를 산출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던 행동주의에 기초한 강화이론과 모방이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있어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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