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모더니즘 교육의 한계는 절대성의 시각이나 사상을 거부하고 세계에 대한 다의적 해석이 평등한 관계에서 각 시각의 차이에 대해 동일한 동일한 중요성을 인정받으며 공존하는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에서 비판을 받습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이끌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은 교육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며 다양한 교육현상으로 구체화됩니다. 이는 유아교육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포스트모더니즘 교육원리가 유아교육의 기본 원리와 어떻게 일치되며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유아교육에서 포스트모더니즘 교육 원리 구체화
1) 학습자-유아중심교육
인간과 세계에 대해 개인이 가지는 관점이나 지식이 개인의 경험에서 분리된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은, 인식 주체로서의 아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오게 되며, 이는 교육에 있어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이로써 단순히 수동적 존재로만 인식된 학습자-아동이 지식구성이나 학습에 있어 능동적 존재로서, 교육활동의 주체로서 인식되게 되면서, 학습자중심교육, 아동중심교육에 논의가 활발하며, 진정한 의미의 아동중심교육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동중심'이라는 용어는 유아교육에서 교육과정을 논하는 주요 용어로써 사용되었는데, 그 의미는 인간으로서의 아동인권존중교육, 아동의 흥미 혹은 유아의 발달특성을 고려한 교육, 학습의 내용을 결정하는 데 있어 유아의 참여나 개인의 잠재력 발달을 강조하는 교육 등으로 시대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니며 변화하였습니다. 아동 혹은 아동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인간적 가치에 대한 존중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르네상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시기는 인격체로서의 아동의 위상이 새롭게 정립된 시기로 단순히 미숙한 존재로 통제와 훈육의 대상이기만 하던 아동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아동에 대한 새로운 자각은 Rousseau에 이르러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Rousseau는 성인과 다른 아동기 고유의 특성을 강조하면서 아동의 자연적 발달에 맞는 교육을 강조하고 아동의 천성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자연주의 아동중심교육을 주장합니다. Rousseau 이후 아동중심사상은 Dewey에 이르러 실증적 과학주의와 결부되어 객관적, 합리적 관점에 근거한 교육으로의 전환을 맞습니다. Dewey에 따르면 아동의 발달적 힘은 심리적, 생물학적 힘에 의한 것으로 이것이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았으며, 경험과정에서 아동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하였습니다. 결국 Dewey에 있어 교육은 아동의 자발적이고 자연적 욕구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아동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흥미와 요구를 반영하여야 함을 강조한 아동중심교육을 지향하였음을 볼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 발달심리학의 발달과 함께 아동의 발달특성을 반영하여 이루어지는 교육이 강조되면서 아동중심교육은 아동의 발달적 원리에 적합한 교육으로 그 의미가 변화하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1986년 미국유아교육협회는 유아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아동발달에 근거하여 결정되고 실천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발달에 적합한 교육실제'를 제시하고, 이를 유아교육의 실제적 지침으로, 그리고 유아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도 활용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아동중심'은 시대에 따라 다른 의미로 이해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아동중심교육의 의미는 아동의 인격적 가치가 존중되는 교육, 아동의 흥미와 요구를 반영하는 교육, 아동의 발달특성을 고려한 교육, 아동의 능동적 참여가 강조되는 교육 등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은 아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함께 아동중심교육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이 개별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존중하고, 이성만이 아니라 전인으로서의 인간이해뿐만 아니라 개별적 지식과 맥락적 지식의 능동적 구성자로서의 인간이해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아동중심교육을 새롭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은 지식구성이나 학습과정에서 아동의 능동성 강조로 인해 외면된 타자를 주목한다는 점에서도 아동중심교육은 아동 주체의 능동성뿐 아니라 아동을 둘러싼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 지향의 아동중심교육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2) 통합성
지식의 본질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은 모더니즘 교육에서 절대적 가치로 인식한 교과서 내용의 진리성이나 보편타당성에 대해 비판할 뿐 아니라,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하는 교육내용의 문제에서부터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교육방법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에서 지식이란 지식의 정당성이 종래의 내재적 완결성을 주장한 과학의 자체적 논리에 의해 확보되는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지식의 가치판단 기준이 기존 사회 관습과의 일치 여부, 즉 다른 영역의 지식과 가지는 관계성을 통해 지지됨으로써 비로소 정당화되는 지식입니다. 포스트모던 관점에서 볼 때 보편적 지식은 없으며 지식은 특정 맥락 안에서 구성된 것들로 항상 상황과 맥락에 의존적이므로 상이하고 다양합니다. 이러한 지식은 단지 명제적 진술의 앎을 넘어서서 행할 줄 아는 것, 생활할 줄 아는 것, 경청할 줄 아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지식을 말합니다. 우리의 세계 체험이 생활세계 속에서 통합적이듯, 인간과 인간의 삶에 실존적으로 근거한 교육원리인 통합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분절된 학과의 전문적 접근보다는 자연스러운 삶과 일상의 경험과 통합된 교육, Husserl이 강조한 생활세계로서의 교육을 지향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포스트모더니즘교육은 인식 주체로서 아동의 능동적 역할에 주목하면서 분절된 학과의 전문적 접근보다는 자연스러운 삶과 일상 경험과 통합된 교육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유아교육에도 반영되어, '유아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하는 교육내용에 대한 논의에서 유아의 삶과 단절된 과학적 지식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의 삶의 맥락에서 요구되고, 활용되고, 이해될 수 있는 실존에 근거한 지식에 강조합니다. 또한 유아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교육 방법에 있어서도 더는 유아가 지식구성에 있어 수동적 존재가 아니며, 개인의 이해와 경험에 비춘 개별적 구성과정과 능동적 역할이 강조되어 학습과정에서 유아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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